KAIST, 신호 위조로 드론 납치할 수 있는 '안티 드론' 기술 개발
- 작성일2019/06/0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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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2019.06.04
GPS 신호 위조해 드론 위치 속이는 방식, 즉각적인 교란 가능
4일 교내서 대테러 방지용 안티 드론 기술 시연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신호 위조를 통해 드론을 납치할 수 있는 안티 드론 기술이 KAIST에 의해 개발됐다. PC로부터 위조 GPS 전파를 생성해 지향성 안테나를 이용, 드론에 신호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사진은 KAIST의 안티 드론을 구성하는 장비들.2019.06.04(사진=KAIST 제공) photo@newsis.com
신호 위조를 통해 불법 비행하는 드론을 납치할 수 있는 ‘안티 드론’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KAIST는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용대 교수 연구팀이 위조 GPS 신호를 이용해 드론의 위치를 속이는 방식으로 드론을 납치할 수 있는 ‘안티 드론’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 기술은 긴급 상황에서 급격한 방향 변화 없이도 드론이 원하는 방향으로 안전하게 움직이도록 유도할 수 있어 테러 등의 목적을 가진 위험한 드론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연구성과는 ‘ACM 트랜잭션 온 프라이버시 & 시큐리티(ACM Transactions on Privacy and Security·TOPS)’ 저널에 지난달 9일 자로 게재됐다. 논문명은 Tractor Beam: Safe-hijacking of Consumer Drones with Adaptive GPS Spoofing다.
드론 산업의 발전으로 수색, 구조, 방재 및 재해 대응, 택배와 정찰 등 다양한 영역에서 드론이 활용되면서 사유지와 주요시설 무단 침입, 안전과 보안 위협, 사생활 침해 등의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드론 침투를 탐지하고 대응하는 안티 드론 산업 급성장하고 있다.
현재 공항 등 주요시설에 구축되고 있는 안티 드론 시스템들은 방해 전파나 고출력 레이저를 쏘거나 그물로 포획해 드론을 무력화시키는 방식이다.
그러나 테러를 목적으로 폭발물이나 무기를 장착한 드론은 사람들과 주요시설로부터 즉시 안전거리를 확보한(이동 시킨) 뒤 무력화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번에 김 교수팀이 개발한 안티 드론 기술은 위조 GPS 신호를 이용해 드론의 위치를 속이는 방식으로 드론을 납치할 수 있는 기술이다.
위조 GPS 신호를 통해 드론이 자신의 위치를 착각하게 만들어 정해진 위치나 경로로부터 드론을 이탈시키는 공격 기법은 기존 연구를 통해 알려졌지만 이런 공격 기법은 GPS 안전모드가 활성화되면 적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GPS 안전모드는 드론이 위조 GPS 신호로 인해 신호가 끊기거나 위치 정확도가 낮아지면 드론의 안전을 보장키 위해 발동되는 일종의 비상 모드로 모델이나 제조사에 따라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키 위해 연구팀은 디제이아이(DJI), 패롯(Parrot) 등 주요 드론 제조업체의 드론 GPS 안전모드를 분석해 이를 바탕으로 드론의 분류 체계를 만들어 각 드론 유형에 따른 드론 납치 기법을 설계했다.
이 분류 체계는 거의 모든 형태의 드론 GPS 안전모드를 취급하고 있어 모델, 제조사와 관계없이 GPS를 사용하고 있는 드론이라면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총 4종의 드론에 개발한 기법을 적용한 시연을 거쳐 작은 오차범위 안에서 의도한 납치 방향으로 드론을 안전하게 유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 냈다.
김 교수는 “기존 컨슈머 드론들은 GPS 안전모드를 갖추고 있어 위조 GPS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것처럼 보이나 초보적인 방법으로 GPS 오류를 감지, 취약한 상태”라며 “이번 기술은 드론 불법 비행으로 발생하는 항공업계와 공항의 피해를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4일 교내에서 관련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연회를 열었으며 향후 기술이전을 통해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 김양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