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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판 ‘공중 일대일로’…F-35 벨트로 들어간 한국
    • 작성일2019/09/17 09:44
    • 조회 327

    ​[경향신문]

    2019. 09. 16.

     

    전력 패러다임 바뀌는 공군
    국군의날 첫선…연말까지 10+@ 대 보유 예정
    스텔스 기능으로 선제타격·응징보복 능력 탁월
    해킹 가능성·운영유지비·정비 종속 등 해결해야

     

    상공을 비행 중인 F-35A 스텔스 전투기. 한국 공군이 지난 3월부터 도입을 시작한 F-35A는 북한 레이더망을 뚫고 침투해 지휘소 등 전략표적을 타격할 수 있어 한반도 하늘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F-35A는 다음달 1일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첫선을 보인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상공을 비행 중인 F-35A 스텔스 전투기. 한국 공군이 지난 3월부터 도입을 시작한 F-35A는 북한 레이더망을 뚫고

         침투해 지휘소 등 전략표적을 타격할 수 있어 한반도 하늘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F-35A는 다음달 1일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첫선을 보인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한반도 상공에도 레이더로 잡기 힘든 F-35A 스텔스 전투기가 날고 있다. F-35A가 지난 3월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돼 공군은 연말까지 F-35A ‘10+α’대를 보유하게 될 예정이다. 내후년까지는 총 40대를 미국에서 인도받게 된다. 정부는 F-35급 전투기 20대를 추가로 확보하는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F-35A는 제71주년인 올해 국군의날(10월1일) 기념식에서 국민들에게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F-35A는 공군 주력 F-15K 전투기 등과 함께 ‘공중 분열(Fly-by)’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 ‘게임 체인저’ 

     

    F-35는 ‘대북 킬체인(미사일 선제 타격 시스템)’의 핵심 전력이다. F-35는 북한 레이더망을 뚫고 은밀히 침투해 북한 전역의 지휘소, 레이더·미사일·핵 기지, 비행장 등 전략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다. F-35는 AN/APG-81 레이더로 저피탐 전파를 발산해, 적의 전자정찰을 회피하면서 지상공격과 공중전 등은 물론 조기경보기 임무까지 수행할 수 있는 전투기다.


    F-35A는 한국 공군의 전력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공군은 2000년대 F-15K 전투기를 도입하면서 장거리 정밀유도폭격 능력을 확보했는데, 이제는 F-35A를 통해 선제타격과 응징보복 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게 됐다.


    공군은 F-35A 전력화 과정에서 기존 주력기인 F-15K 및 KF-16 등과 어떻게 혼합해 운용할지에 대한 상호운용 개념 및 작전계획 반영 등을 고심 중이다. 공군 장성 ㄱ씨는 “F-35는 새로운 개념의 전투기로 무기체계 특성에 맞게 작전개념이 바뀔 수밖에 없다”며 “미 공군도 F-35를 4년 운용하면서 전술·전략적 개념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F-35A는 한반도 개전 초 북한 방공망을 제압하고 전략표적을 파괴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에 따라 공군의 F-35A 도입은 한·미 연합작전계획에 따른 항공임무명령서(Pre-ATO)의 전시 북한 핵심 표적 분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도쿄신문은 F-35A를 전장의 흐름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 부른다는 북한 관계 소식통의 언급을 소개하면서, 지난 6일 “북한이 무기 개발을 서두르는 배경에 있는 것은 한국군이 올해 3월부터 배치를 진행하고 있는 미국산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A의 존재”라고 보도했다. 북한은 5월 이후 F-35A 기지인 청주비행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단거리 발사체 발사 실험을 거듭했다.

     

    2016년 7월 영국 런던 판보로 에어쇼에 참가한 F-35. 경향신문 자료사진

         2016년 7월 영국 런던 판보로 에어쇼에 참가한 F-35. 경향신문 자료사진

     

    ■ 공중 일대일로 

     

    외교안보 전문지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5세대 전투기 F-35 도입은 ‘군사적’ 차원을 넘어 미국의 ‘F-35 벨트’ 가입을 의미한다.


    포린폴리시는 7월 F-35를 중국의 ‘일대일로’와 비교하는 글 ‘F-35 Sales Are America’s Belt and Road’를 실었다. 생산대수 등을 감안한 F-35 프로젝트의 전체 비용이 1조달러를 넘고, 참여하는 작은 국가들을 하나의 큰 국가(미국)와 비대칭적인 상호의존 관계로 얽어매고 결과적으로 주도국 미국이 이해관계를 관철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이를테면 미국판 ‘공중 일대일로’이자 글로벌 경제·안보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나아가 F-35의 글로벌 배치는 중국·러시아 등에 맞선 배타적 연합전선이라고 포린폴리시는 분석했다.


    미국은 동맹국들을 ‘F-35 우산’으로 묶는 안보블록을 구축 중이라고 볼 수 있다. F-35는 한국·일본·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만 2025년까지 총 220대가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찰스 브라운 미 태평양 공군사령관은 7월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강연회에서 “앞으로 인도·태평양 지역 배치 F-35 전투기의 75%는 미국이 아닌 동반자 국가들이 보유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과 동반자 국가 간의 상호운영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태평양 F-35 운용국 콘퍼런스’가 3월12∼13일 하와이 미 태평양 공군사령부에서 개최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당시 미국, 호주, 한국 그리고 일본의 F-35 운용부대 작전장교, 기술진, 군수지원 요원, 정보분석관 등 80여명은 하와이 펄하버 히캄 합동기지에서 F-35의 운용 개념, 전술기량, 공중작전 시 상호운용성 등에 대해 토의했다. 한국 공군에서는 청주 제17전투비행단 F-35 전투비행대 작전, 정보 및 군수 운용 요원들이 참가했다. 콘퍼런스를 주관한 미 태평양 공군사령관은 미국·호주·한국·일본 간 F-35 연합작전 능력의 진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F-35 프로젝트는 국가 간 네트워크 사업 성격을 띠고 있다. 조종사 훈련과 운용기술 이전, 전용 부대 설치와 기지 운영까지 한 세트로 구성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 정비 종속


    스텔스 기능 못지않은 F-35의 핵심 역량은 네트워크 중심전을 위한 데이터 통신 성능이다. F-35는 대량의 디지털 정보를 송수신하면서 비행지역의 전장 상황을 지휘부 및 동료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작전을 수행한다. F-35가 ‘날아다니는 컴퓨터’로도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신 F-35 프로젝트는 ‘해킹 가능성’ ‘후속 군수지원 비용 상승’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글로벌 재고 관리 프로세스’라는 이름으로 최첨단 전투기의 부품 조달을 글로벌 재고 돌려쓰기에 의존하는 게 타당한가 하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는 주기적인 스텔스 도료 페인팅이 필요하고, 조종사 대신 다양한 전투상황을 판단하는 다기능 때문에 우주왕복선 못지않은 복잡한 소프트웨어로 구성돼 있다. 이런 요소를 고려해 제작사인 록히드 마틴은 F-35에 대해 기존 세대 전투기와 다른 ‘자율군수정보체계(ALIS)’를 적용하고 있다.


    ALIS는 F-35 스텔스 전투기의 비행임무(작전), 군수(정비·보급), 교육훈련 등 주요 현황을 통합 관리하는 네트워크 기반 시스템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특정 국가의 부품 재고가 F-35를 운용하는 다른 국가의 부품 재고 상태와 연결돼 통합 관리되는 등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여 있다.


    F-35 데이터의 통합 관리는 인터넷 해킹 공격을 받을 위험성이 있다. 미국 국방부는 외국군과 F-35 데이터를 주고받는 시스템이 해킹됐을 때를 대비한 자체 방화벽을 구축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F-35 기지인 청주비행장도 미국 보안요원들이 핵심 시설을 일일이 점검하고 있다. 이들은 F-35 비행 기록을 보관·처리하는 시설이 미국과 공유되는 시스템인 만큼 2중, 3중 점검을 하고 있다. 청주 기지 부대원이라 하더라도 특별접근인가(SAP) 자격이 없으면 F-35 핵심 시설에는 접근할 수 없다.


    이 밖에 대당 가격이 1000억원이 넘는 F-35는 기체 가격보다 수명 주기 동안 유지 및 정비비가 더 많이 들어간다. 20년 수명 기준으로 1대당 2500억원이 소요된다.


    F-35는 5년, 10년 단위 주기 창정비가 아니라 수시 정비 개념으로 관리된다. 그렇지만 F-35의 내부 계통 고장으로 인한 분해 정비나 업그레이드를 위한 작업이 한국군 F-35에는 제한된다. 미 국방부가 2014년 12월 F-35 기체의 ‘정비 및 장비 업그레이드(MRO&U)’ 권한을 일본에 배정했고, 남태평양 지역의 경우 호주에 제공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구성품 정비 수준만 할 수 있어 한국군 F-35 엔진 정비와 수시 업그레이드 작업은 미국이나 일본, 호주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방위사업청은 일본에서의 정비는 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기체나 엔진 분해가 필요한 F-35를 거리가 먼 미국이나 호주로 보내는 것은 정비비용 상승을 의미한다. 미국은 한·일이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을 체결해 F-35의 엔진 정비 등을 일본에서 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 박성진 기자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9162220005&code=91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