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기지개를 켠 민수 드론은 시장 확장에 어려움을 겪지만 군수에 뿌리를 둔 국내 업체의 기술력은 무시못할 수준이다. 한국항공우주 (34,050원 300 -0.9%)(KAI), 대한항공 (27,750원 100 -0.4%) 등 대기업들이 일찌감치 사업을 시작했고 기술력은 레이저를 활용한 적 드론 요격 시스템까지 진화했다.
한국의 드론 개발 역사는 30년 가량 됐다. 드론 종주국 미국에 비해 한국 드론 기술력이 3년 가량 뒤처져 있다는 평가지만, 개발 기간은 짧지 않은 셈이다.
대기업이 주축이 돼 군과 드론 기술을 키웠다. KAI가 가장 빨리 개발에 손을 댔다. KAI는 국내 최초로 육군에 실전 배치해 운용 중인 RQ-101(송골매) 군단급 무인기 개발과 양산을 1991~2000년 진행했다. 2017년부터는 수직이착륙무인기(VTOL) 기술시범기 개발에 착수했다.
대한항공도 1990년대 후반부터 무인기개발에 투자해 군용 무인기와 무인헬기 등을 개발 중이다. 사단 정찰용 무인기는 2015년부터 양산 중이고,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틸트로터 무인기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드론 기술력은 정찰과 공격을 넘어 방어 용도까지 진화했다. 방위사업청은 이와 관련, 레이저 대공무기 체계개발 사업에 착수했다. 레이저 빔 추적·조준 기술이 적용된다. 한화시스템 (10,250원 0 0.0%)도 드론에 고출력 레이저를 쏴 작동불능 상태로 만드는 요격 시스템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한편에서는 공격용 드론의 전력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소형 공격용 드론은 육군과 해병대가 '드론봇(드론+로봇) 형태로 군사 교리를 발전시키고 있다. 정찰·감시용 드론 전력화는 공군 주도로 진행 중이다.
군과 민이 합심해 키운 군수 드론 기술력은 군 사업이라는 특수성 덕에 드론 산업 신흥 강자로 떠오른 중국 등의 견제로부터도 자유로웠다. 중소기업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된 민수 드론 시장이 역설적으로 대규모 자본을 업은 중국에 상당 부분 잠식당할 우려가 큰 것과 대비된다.
드론업계 관계자는 "민수 드론 기술이 이제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할 정도로 발전한 토대 역시 따지고 보면 군수에서 축적된 기술력이 바탕이 된 것"이라며 "결국 전체 드론 시장 규모를 키울 핵심은 민수용인데 이를 위한 제도 부분에서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안정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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