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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론·로봇, 전차 밀어낸다"…육군 어디로?
    • 작성일2020/02/17 09:08
    • 조회 396

    [연합뉴스]

    2020.02.15

    육군 전문가, '슈퍼 솔저·지능형 전투로봇' 핵심 게임체인저 제시

    육군 드론 로봇
    육군 드론 로봇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앞으로 30년 후면 지상전 수행의 대표 주자인 전차가 드론과 로봇에 자리를 내어주고, 15년 후에는 상비병력 규모가 30만~35만명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육군이 현재 직면한 현실을 고민하면서 30년 후에 도래할 '미래 육군'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상 군은 좁게는 10년, 넓게는 30년 앞을 내다보고 전력증강 및 개선 계획을 수립한다.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인공지능(AI)과 로봇, 가상(VR)·증강(AR)현실, 초연결 네트워크 기술 등은 인간의 삶 뿐 아니라 미래 전장의 모습을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초저출산으로 병역 자원이 급감하면서 상비병력도 현재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간 다량의 전차와 포, 미사일, 대규모 병력에 의존해 전술 및 작전개념을 수립해온 육군의 입장에서 보면 국방 분야에 접목되는 4차 산업혁명 기술 수준이 예상했던 범위와 수준, 속도를 훨씬 뛰어넘고 있어 정신을 가누기 어려울 정도이다. 

    ◇ 새로운 전쟁 패러다임…AI·로봇·드론 중심의 '지능화전' 진화

    전쟁의 패러다임은 활과 칼, 창, 말이 주력 무기인 인력전(몽골전쟁·십자군전쟁)에서 함포와 대포를 동원한 포격전(나폴레옹전쟁·미국 독립전쟁), 소총과 기관총의 진지전(1차 세계대전·스페인 내전), 전차와 폭격기의 전격전(2차 세계대전·중동전쟁), C4I(지휘통신체계)와 정밀무기의 네트워크중심전(걸프전·이라크전)으로 진화해왔다.

    앞으로는 AI와 로봇, 드론 등이 중심이 된 '지능화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육군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앞으로 15년 이내에 병력이 대폭 감축될 수밖에 없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도 육군의 고민을 키운다. 물론 병력의 대폭 감축이 육군의 구조와 체질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 30년 후의 미래를 설계해야 할 육군은 그야말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준비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육군, 드론 시연(CG)
    육군, 드론 시연(CG)

    [연합뉴스TV 제공]

    3년 전부터 시작한 첨단 개인전투체계(일명 워리어 플랫폼)와 드론봇 전투단 창설 등은 앞으로 닥쳐올 현실을 타개하려는 육군의 출발점이었다.

    육군이 최근 펴낸 '2050년 육군의 비전'이란 제목의 책자(195쪽)에는 현재 육군이 처해 있는 진실한 고백과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발간을 책임진 육군미래혁신연구센터의 전체 연구원과 육군본부, 각 병과학교, 외부 연구기관, 전문가들이 참여해 얻어낸 육군의 '비전서'로 평가된다.

    어떤 방식으로 미래 전투를 수행하고, 미래 전장에 필요한 무기체계, 미래 육군의 부대구조 등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 비전서에서 드러난 육군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출산율 저하로 병역 자원이 줄어드는 것을 고려한 병역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는 것이다. 

    ◇ '인구절벽' 미래 새로운 위협…15년 후 육군병력 18만~22만명

    작년 장병 1천161명을 대상으로 한 육군 설문에서 미래 새로운 위협으로 인구절벽(24%)을 가장 많이 꼽았고, 사이버 공격(21.7%), 인공지능(13.7%), 기후변화(12.7%) 등으로 답했다.

    육군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의 급격한 인구 절벽으로 2025년부터 병역 가능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해 2035년쯤에는 현재의 절반에 지나지 않게 된다"고 진단했다.

    이에 15년 이후의 병역 자원 규모를 고려할 때 최대로 유지할 수 있는 한국군 규모는 30만∼35만명 정도로 예측했다. 이 가운데 육군은 약 60%인 18만∼22만명으로 현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만약 35만명 이상으로 병력을 유지하려면 병사 의무복무 기간을 24개월 이상으로 늘리거나, 여성들도 병역의무에 동참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고 육군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그러나 이런 방안은 정치적 논란이나 부정적 여론 등으로 현실성이 떨어진다.

    육군 전문가들은 "무조건 많은 병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기존 자세에서 벗어나 유연한 사고로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 육군의 병력구조 방향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미래 부대구조를 효율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고민이다.

    지금까지는 시계장치와 같이 정교하게 짜인 '트레일러식' 부대구조로, 지나칠 정도로 상세한 작전예규와 표준행동절차(SOP)에 따라 움직이는 시스템이었다. 이는 산업화 시대의 과거 방식으로, 미래 전장 환경에서 적합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부모님께 큰절하는 입소 장정들
    부모님께 큰절하는 입소 장정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육군 전문가들은 대안으로 '모듈화 부대'를 제안한다.

    고유한 명칭을 부여하고, 고유 역할과 기능만 수행하며, 외부 지원 없이 장기간 독립작전이 가능한 부대를 말한다. 예를 들어 전투 로봇 부대, 유·무인 복합 전투부대, 군집드론 부대 등의 중대급 규모를 말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중대급 모듈화 부대를 결합해 대대 전투단(일명 레고형 부대)으로 편성하고 지휘구조를 단순화하자는 것이다.

    즉 현재의 군단-사단-여단(연대)-대대-중대-소대-분대로 이어지는 다층적 지휘구조에서 벗어나 초지능·초연결을 기반으로 군단-여단-대대-팀(모듈화부대)으로 단순화한다는 구상이다. 미래 전투수행 기준 부대가 대대 전투단으로 하향 조정되면 대대 전투단의 2단계 상급부대인 사단은 사라지게 된다.

    ◇ '슈퍼 솔저·전투로봇' 미래육군 핵심 게임체인저…군집드론 전장 지배

    아울러 육군 전문가들은 최상의 전투력을 갖춘 인간 전투원(일명 슈퍼 솔저)과 지능형 자율 전투 로봇을 미래 육군이 가장 역점을 둬 갖춰야 할 게임 체인저로 제시했다.

    슈퍼 솔저는 작전지도를 볼 수 있는 통합형 헬멧, 인공지능 탑재 통신기기, 방탄 및 화생방 보호·생체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슈트 등으로 무장한다. 이 슈트 팔 부위에는 초소형 유도탄이나 레이저 빔 발사 장치를 부착하고 헬멧 센서와 연동되도록 한다는 개념이다.

    스스로 싸우는 지능형 자율 전투 로봇으로는 정찰·감시·타격용 생체모방형 로봇과 수십 대의 드론이 무리를 지어 공격하는 군집드론 등이 전장을 누비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육군 전문가들의 이런 방향 제시는 개념 설계에 가까운 분야도 많다. 이런 개념이 현실로 구현되려면 육군 구성원들의 시대변화에 대한 통찰력과 할 수 있다는 탄탄한 마음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육군 드론봇세계"
    "육군 드론봇세계"

    [육군 홈피 캡처]

     

    - 김귀근 기자 -

    https://www.yna.co.kr/view/AKR2020021312740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