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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 AI연구 '죽음의 계곡' 건너려면
    • 작성일2020/03/19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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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개발을 주로 하는 연구자에게는 익숙한 단어가 있다. 바로 기술성숙도(TRL·Technology Readiness Level)다. 총 9단계로 나눠 연구개발하는 기술 수준이 개념 설계(1~3단계)인지, 구현할 수 있는 정도(4~6단계)인지, 바로 상용화가 가능(7~9단계)해 현장에 적용되는지 등에 따른 정도를 뜻한다. 1989년 미국 항공우주국에서 국방부 추진사업의 위험도 관리 방안 차원에서 만들었는데 연구결과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가 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게 돕고자 만든 수단이다.

    필자는 최근 가장 큰 이슈이기도 한 인공지능(AI)도 시간을 한 축으로 넣어 살펴본다면 수준 측정이 가능하다고 본다. 과연 현재 우리 현실 속으로 깊숙이 다가온 AI는 지금 어느 수준에 와 있을까. `AI 성숙도(ARL)`라고 칭해보자. 전문가마다 보는 시각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AI 전체를 한 기술로 묶어 추상화해 그 성숙도를 가늠해보는 사고 실험을 해보자.

    `컴퓨터의 아버지`라 불리는 앨런 튜링은 1945년 튜링 머신을 만들었다. 1955년 미국 스탠퍼드대 컴퓨터과 소속 존 매카시 교수는 `인공지능`이라는 말을 최초로 사용해 오늘날 `인공지능의 아버지`로 불린다. 결국, AI라는 학문은 65년밖에 되지 않은 아주 젊은 학문이다. 2016년 1월,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 회장이 4차 산업혁명을 선언하고 같은 해 3월, 이세돌과 알파고 간 바둑대국도 대한민국 국민이 AI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는 데 큰 몫을 했다.

    AI는 언어지능, 시각지능, 음성지능, 로보틱스, 복합지능 등으로 다양하게 나뉜다. 사람이 직접적으로 일을 하지 않아도 자동화시켜 주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원리라는 뜻인 기제(機制)라고 말하기도 한다.

    우리 삶에는 AI를 이용해 청소기, 세탁기, TV, 스피커 등 가전제품을 비롯해 자동통역기, 내비게이션, 로봇, 무인자율차 등 다양한 서비스가 선보이고 있다.

    AI가 더욱 발달하게 되면 지금 수준을 훨씬 뛰어넘어 인간의 지적 수준 영역에까지 다다르고 심지어 그것을 넘어서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바로 특이점(Singularity)이다. 현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이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망자도 내고 두려움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머지않아 AI의 발달은 전 세계적 규모의 전염병 확산 방지기술로서 일조할 것이다.

    현재 AI 성숙도는 설계를 통해 개념을 증명하는(PoC·Proof of Concept) 단계를 지나, 부분적으로 구현이 가능한 수준(3~5단계)이라고 본다. 특이점을 말한 레이먼드 커즈와일 교수도 인간 지능을 뛰어넘는 AI 수준의 원년을 2045년으로 보고 있다.

    AI 관련 연구개발이 TRL을 높이기 위해선 법규 제한, 데이터 확보 등 많은 어려움이 뒤따른다. 이를 해결해야 ARL 단계 중 `죽음의 계곡`이라 불리는 4~6단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많은 연구자가 코딩과 프로그래밍을 통해 얻은 연구자산은 5~6단계 이상으로 발전시켜야 성공의 디딤돌을 밟고 그다음 단계로 건널 수 있다.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죽음의 계곡`을 건너는 다리 역할을 슬기롭게 해줘야 한다. 과거 인터넷 보급 초기에 가정주부를 대상으로 교육했던 경험을 되살리면 좋겠다. 이를 위해 글쓴이도 AI 교육을 위해 발 벗고 나서 `AI 아카데미`를 만들어 돕고자 한다. 그러면 AI도 훨훨 날개를 달고 우리에게 혁신 성장으로 답할 것이다. 

     

    - 김명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 - 

    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20/03/278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