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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업은 사라질까?…‘최악의 보릿고개’ 넘는 여행사
    • 작성일2020/05/21 09:32
    • 조회 410

    [한경BUSINESS]

    2020.05.19

     

    [비즈니스 포커스] -‘패키지 상품’ 중심의 수익 구조가 치명타…OTA 중심으로 여행업계 재편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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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비즈니스=이현주 기자] 여행업계가 사상 최악의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여행 수요 자체가 사라지면서다. 코로나19로 인한 산업별 전망에서 여행업은 조사 기관 공통적으로 최하위권에 머무른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호텔·여행업 중에서도 여행은 후순위에 해당한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여행업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이 다분하다. 한편에선 앞서 황금 연휴 때와 같이 ‘사회적 거리 두기’로 억눌렸던 여행 욕구가 폭발하면서 여행족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여행업계는 어떤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있을까.

    폐업 속출, 유급·무급 휴가 행렬에 나서
    국내 여행업계 양대 산맥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올해 1분기 눈덩이 적자를 기록했다. 하나투어는 올해 1분기 275억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됐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400억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창사 이후 가장 큰 적자를 냈다. 매출액은 1108억2400억원으로 50.55% 감소했다. 모두투어도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4억4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100억원 이상 감소하며 적자 전환됐다.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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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 업체의 한숨은 더 깊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20일부터 5월 4일까지 폐업한 여행사는 283개다. 정부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여행사는 5500여 개가 넘는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와 비교하면 약 20배 많다. 한국의 여행사는 진입 장벽이 낮아 약 1만 개에 달한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지원금을 받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거나 사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은 최대 6개월 이상 받을 수 없고 3월부터 지원금 신청이 본격화됐기 때문에 9월 이후 더 많은 영세 사업자가 파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매출이 제로 수준인 상황에서 ‘누가 살아남을까’에 초점을 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여행사들은 유급·무급 휴가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다가 이태원발 감염으로 위기감이 되살아나면서 여행 심리 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인다. 3월에는 정부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는 여행사가 많았다면 4월부터는 회사별로 허리띠 졸라매기를 시작했다. 고정비를 축소하고 직원 급여 삭감, 명예퇴직, 휴직 권고, 주3일제 근무 등 세부적인 방침을 내놓았다. 임금의 70% 수준으로 유급 휴직을 시작한 하나투어는 급기야 전체 임직원의 80% 정도를 대상으로 이르면 6월부터 무급 휴직을 진행할 예정이다.

    팬데믹(세계적 유행)이라는 불가피한 상황이라지만 국내 여행업이 역사상 유례없는 시련을 겪는 데는 구조적인 원인이 있다. 국내 여행업계는 개별 여행(FIT)으로 크게 돈을 버는 사업자가 없다. 주로 오프라인 유통 전문의 패키지(PKG) 회사들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상장된 여행주들은 아웃바운드(한국 관광객이 해외로 나감), 근거리 패키지 중심이 압도적이다. 이 시장에서 주로 가격 경쟁력을 가져왔다. 최근 황금 연휴 시기에 제주도를 비롯해 국내 주요 여행지가 북새통을 이뤘지만 주요 여행사들은 손 놓고 구경만 해야 했다. 미국은 내수 시장이 탄탄해 여행사 매출의 70%가 미국 내 시장에서 나온다면 국내에선 주로 언어가 통하지 않는 해외로 나갈 때 여행사를 이용한다.

    이들 패키지 상품을 선호하는 이들은 청년층보다 5060세대의 중·장년층이 해당한다. 상대적으로 면역력에 민감한 연령대다. 국내 상황이 진정된 후에도 쉽사리 해외에 나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만약 코로나19가 연내 종식된다고 가정한다면 우선 국가별 격리 조치가 해제되는 수순을 밟을 것이다. 이후 여행을 다녀도 된다는 시그널에 따라 항공편이 회복되고 인바운드(해외 관광객이 한국에 옴) 시장이 먼저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K방역’으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때문이다. 이후 문화적·인종적 차별 행위 소멸 등의 단계를 거쳐 점진적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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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코로나19에 맞서는 여행업계의 대응은 한마디로 ‘버티기’다. 여행 수요가 사라지지 않는 한 회복은 가능하지만 그 사이 ‘시장 재편’과 같은 변혁기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인해 애널리스트는 “하나투어·모두투어·노랑풍선·참좋은여행·세중 등 상장된 여행 5개사를 기준으로 매출 없이 버틸 수 있는 기간은 최소 1년 반, 평균 2년 반 이상”이라며 “9월 이후 시장 재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버틸 수 있는 기간 내 해외여행 수요만 회복되면 정체된 패키지 시장이라고 하더라도 시장점유율 상승, 규모의 경제 시현에 따른 매출액·영업이익 상승이 담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악인 업황에서는 버티는 자가 결국 살아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전성기 때만큼의 회복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여행에서도 ‘거리두기’가 지속되면 소규모로 유명 관광지를 피해 힐링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개별 여행 중심으로 여행 소비의 ‘패턴’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제 성장이 지속되는 한 여행 소비는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여행업’으로 보면 전망이 밝고 특히 국내 여행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와 별개로 ‘여행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패키지 투어 기업들의 핵심 노선을 일본·중국·동남아시아·괌으로 놓고 볼 때 일본은 한·일 관계 경색 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이고 중국은 코로나19의 진원지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여행업계의 트렌드는 온라인 여행사(OTA)로 좁혀진다. 고도화된 온라인 시스템을 바탕으로 가격 비교, 호텔·항공권 예약 대행 등 여행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익스피디아·시트립·부킹닷컴 등이 대표적인 서비스다. 여행사들은 변화하는 시대 흐름을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동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버티기’에 이어 ‘OTA’ 사업 강화 중
    최악의 위기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하나투어는 ‘하나허브’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지난 4월 20일 론칭한 하나허브는 하나투어가 400억원을 투자해 야심차게 선보인 차세대 시스템이다. 하나투어는 글로벌 OTA의 사업 영역 확대와 온라인·모바일 여행 시장의 성장 속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18년부터 패키지·항공·호텔을 포함한 정보기술(IT) 전체 시스템을 개선하는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하나허브에선 공급사의 상품 공급이 용이해지고 고객은 다양한 형태의 여행 상품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된다. 항공은 실시간 항공권 조회 기능을 개선하고 전 세계 주요 도시별 할인 항공권을 조회할 수 있는 전 세계 할인 항공권 목록을 제공한다.


    하지만 글로벌 OTA에 이미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과연 새로운 플랫폼에 반응을 해줄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와 별개로 기존의 패키지 상품 본연의 경쟁력에 집중하면서 미개척 여행지를 발굴하는 노력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행사들은 ‘꽃보다 할배’와 같은 인기 콘텐츠와 연계해 동유럽 등의 여행지를 발굴해 낸 경험이 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010년 초반부터 FIT로 인해 국내 여행사들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하나투어의 시장점유율이 더 늘어났다”며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해 자체 경쟁력을 갖추는 곳들은 코로나19가 지나간 이후 패키지에서 강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현주 기자 -
    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001&oid=050&aid=00000536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