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테크 4.0 `300조 시장 빅뱅`
- 작성일2019/03/2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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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19.03.19
◆ 창간53 국민보고대회 ◆
프랑스의 세계적인 방산업체 탈레스는 2017년 보안용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업체 '젬알토'를 48억유로(약 6조1739억원)에 인수하는 '빅딜'을 성사시켰다. 방산업체가 IT업체를 전격 인수한 것에 대해 "놀랍다"는 시장 반응이 대거 나왔다. 탈레스는 6개월 전에는 암호화 솔루션업체 보메트릭을 3억7500만유로(약 4823억원)에 인수하는 등 미래 전쟁의 핵심축인 사이버전 관련 역량을 꾸준히 키웠다. 탈레스뿐만이 아니다. 영국과 미국의 방산업체 BAE시스템스와 레이시언도 IT업체 인수를 통해 '방산전자'라는 융복합 추세를 따라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향후 방위산업 시장이 기존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급팽창하고 있다.
매일경제와 서울대 공과대학은 20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창간 53주년 기념 제28차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밀리테크4.0'을 기반으로 한 전 세계 방위산업 시장이 15년 후 10배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담은 '밀리테크4.0:기술패권시대 신(新)성장전략' 보고서를 내놓는다.
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선도해 밀리테크4.0 시장을 선점하면 안보와 성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결론을 제시한다. 밀리테크는 군사(military)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철기혁명, 화약 발명, 산업혁명을 통해 각각 1.0~3.0 시대로 진화해왔으며 4차 산업혁명으로 밀리테크4.0 시대가 열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바꾼 미래 전쟁 양상은 인공지능(AI)전, 사이버전, 우주레이저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쟁에 대비하고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해서는 군사력을 키워야 하는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엔 밀리테크4.0 시장 선점이 가장 시급하다고 제시한다.
특히 이 같은 기술들 가운데 상당수가 국방 부문 연구개발(R&D)이나 무기 개발 과정에서 파생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요즘 흔히 쓰는 인터넷의 경우 과거 미국 국방부 통신수단이었고, 민항기 제트엔진도 제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된 기술에서 나왔다.
미래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스텔스병기, 공격형 위성, 버그봇, AI로봇군단, 극초음속미사일 같은 무기들을 개발하다 보면 혁신적 산업기술을 얻을 수도 있다. 알랭 부캥 탈레스 전략담당 고문은 "4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밀리테크(miliTECH)4.0'은 엄청난 규모의 신(新)시장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다가오는 미래에는 록히드마틴의 경쟁자가 보잉이나 레이시언이 아니라 구글이나 화웨이 같은 IT기업이 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밀리테크4.0이 만들어내는 이들 차세대 무기가 신시장을 열고 있다는 주장이다. 2018 세계방산시장연감에 따르면 전투기 미사일 구축함 등을 수출하는 현재 전 세계 무기 수출입 시장은 300억달러에 머물러 있다. 세계 100대 방위산업체 매출이 3700억달러에 이르지만 90% 이상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내수로 소진되고 국제 교역액은 10%에 못 미친다. 공식 통계에 잡히는 2017년 세계 무기 교역액은 311억달러, 2016년은 323억달러, 2015년은 285억달러 수준이다.
하지만 기존 무기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무기가 등장하면서 무기의 세대교체가 일어나면 이를 확보하려는 세계 각국의 경쟁과 함께 주요국 내수시장이 열리면서 15년 후 지금의 10배가 넘는 최소 3000억달러 규모 무기 수출시장으로 팽창한다는 게 방위산업계 전망이다. 전 세계 무기 수출시장을 사실상 독식하고 있는 미국 방산 업계의 독보적 지위도 흔들릴 수 있다.
차세대 비대칭 무기가 본격 등장하는 시기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밀리테크4.0 기술이 무기 개발에 적용되고 실전 배치까지 걸리는 시간까지 감안할 때 약 2035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크리스토프 노엘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 연구원은 "밀리테크를 먼저 확보하면 미들파워가 강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 <용어 설명>
▷밀리테크(miliTECH) : 군사(military)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전쟁의 승부를 판가름하는 핵심 군사 기술이자 산업 기술의 원천이다. 철기혁명, 화약 발명, 산업혁명을 통해 1.0~3.0으로 진화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으로 밀리테크4.0 시대가 열리고 있다.
- 이진명 팀장, 엄해림(독일) MBN, 김명환(이스라엘), 황순민(프랑스·이탈리아·영국), 양연호(미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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