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방산 수출 200억 달러 ‘예약’… 한국산 무기, 고도성장 궤도에 안착
- 작성일2025/03/2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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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7. [동아일보]
“올해도 세계 무대에서 K방산의 질주는 계속될 것입니다.” 국내 방산업계 관계자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산 무기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뛰어넘어 최적의 솔루션으로 재평가받고 있다”면서 이구동성으로 전한 말이다.
방위사업청도 올해 방산 수출이 목표치(200억 달러, 약 29조 원)를 넘어 역대 최대 성과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럽과 중동, 아시아 각국에서 한국산 무기 구매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동맹 방기 우려에 따른 ‘유럽 재무장’ 등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올해가 2027년 방산 4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글로벌 군비 확장세는 K방산에 호재
2023년 140억 달러를 기록한 K방산 수출 규모는 지난해에는 95억 달러에 머물렀다. 당초 목표치(200억 달러)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 이를 두고 K방산의 성장세가 꺾인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방위사업청은 기존 수출 협상이 연장되면서 계약이 이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방사청과 업계에서는 이를 더 큰 진전을 위한 ‘숨 고르기’로 보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국산 무기는 미국, 유럽 기종보다 가성비가 뛰어난 데다 운영유지비가 적게 들고 후속 군수지원도 원활해 구매국의 만족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시장에서 한국산 무기의 진가가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내면서 ‘수출 영토’는 갈수록 넓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K방산의 수출 대상국은 2022년 폴란드 등 4개국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핀란드, 노르웨이 등 12개국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미국과 독일, 영국 등 방산 강국을 제치고 지대공 요격 무기와 장갑차 등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낭보도 잇따랐다. 같은 기간 수출 무기 종류도 6개에서 10여 개로 확대됐다. CNN 등 세계 언론은 K방산이 질적, 양적으로 부흥기를 맞았다면서 고도성장의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국제 정세도 K방산에 또 다른 기회가 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두둔하고 유럽 안보를 책임질 수 없다고 경고하자 유럽은 ‘재무장’의 가속페달을 최대한 밟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달 초 최소 8000억 유로(약 1229조)가 투입되는 ‘유럽 재무장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 관계자는 “최고 성능의 무기 장비를 고객이 원하는 적기에 대량으로 납품할 수 있는 시스템은 K방산이 유일하다”며 “유럽 각국이 한국산 전차와 장갑차, 전투기, 호위함 등을 구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폴란드와 K2 전차 2차 수출 임박, 美 함정 MRO도 ‘청신호’
올해 K방산의 첫 낭보는 폴란드에서 날아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2 전차의 2차 수출 계약(180대)이 거의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계약 규모는 2022년 8월 체결된 1차 계약과 마찬가지로 180대, 금액으로는 약 60억 달러(약 9조 원대)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르면 4, 5월 중 공식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또 필리핀과의 FA-50 경전투기 및 호위함 추가 계약, 폴란드와의 잠수함 협력 등도 수출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정부 당국과 업계의 수출 공략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이달 초 캐나다 국방부 등과 제3차 한국-캐나다 방산군수공동위원회를 개최하고 최대 60조 원 규모 캐나다 해군의 잠수함 도입 사업에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원팀’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원팀 구성으로 캐나다 해군의 요구조건 충족과 조기 납품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최적의 조건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캐나다는 3000t급 잠수함 8∼12척을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세계 최대 무기 시장인 미국도 K방산의 주요 타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한미 조선업 협력을 강조해 왔다. 미 상원이 지난달 해군 군함을 한국 등 동맹국도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해군 준비 태세 보장법’을 발의함에 따라 K방산이 조선 분야에서 미국 시장에서 역대급 성장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 해군부가 지난달 방위사업청에 해양조사선과 감시선 등 비전투함 5, 6척의 유지·보수·정비(MRO)를 국내 조선업체에 맡기고 싶다는 의향을 전달한 것도 K방산의 미 조선 시장 진출의 ‘청신호’로 해석된다.
■ “K방산 수입국과 안보협력, 현지 생산 거점 구축해야”
K방산이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낙관이나 방심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앞으로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K방산에 대한 견제가 심화하면서 수출 성장세가 한계에 봉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 유럽 등 방산 강국들은 자국의 방위산업 재건과 무기 개발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EU는 방위산업 분야 ‘바이 유러피안(유럽산 구매)’을 선언해 한국의 유럽 방산시장 진출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방산 전문가들은 K방산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한미 국방상호협정(RDP-A)과 같은 정부 차원의 협력 관계를 구축·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K방산 수입국과 긴밀한 안보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해당 국가의 방산시장 진입 장벽을 허물거나 최대한 낮추는 ‘지원사격’이 필요하다는 것.
현지 생산 거점을 확충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등 K방산 수입국의 ‘니즈’를 충족하는 동시에 추가 수요 창출 등 파급효과를 높이는 ‘주요 거점별 현지화’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연방 국가인 호주에 레드백 장갑차와 K9 자주포 생산 공장을 설립한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적용된 무기체계나 핵심 부품의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도 빼놓을 수 없다. 민관학 연구 인력과 기술을 한데 모아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드론 등 4차 산업혁명의 첨단기술을 방위산업에 접목해 국산 무기 장비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한국만이 생산할 수 있는 첨단무기용 국방 반도체를 갖게 되면 K방산의 위상은 또 달라질 것”이라며 “항공기 엔진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 게임 체인저급 기술을 갖춘 민간 중소기업의 방산 분야 진출을 위한 법적, 제도적 뒷받침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 윤상호 기자 -
출처 : https://www.donga.com/news/Politics/article/all/20250326/131281115/2